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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경향마당]‘박물관 교육’의 가능성(경향신문 2013. 10. 7)
 글 쓴 이 : 관리자  등 록 일 : 2015-03-15 오후 4:36:51 조 회 수 :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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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병선 | 짚풀생활사박물관 관장

 

 사립박물관이 우리 교육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2년부터 사립박물관에 교육사(에듀케이터)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박물관에는 원래 학예사(큐레이터)밖에 없었다. 문화부가 새삼 교육사 제도를 도입한 것은 사립박물관 측의 요청도 있었지만, 문화부가 자체적으로 공교육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사립박물관의 교육기관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교육사는 기본적으로 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채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안된 전문 인력들을 흡수한다는 계획이었는데,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책과도 맞아 자연스럽게 행정부의 동의를 얻어낼 수 있었다. 현재 교육사는 전국 150개 관에 1명 내지 2명씩 배치되어 총 200여명이 취업하고 있다. 교육사가 배치되면서 박물관의 운영 양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전에는 전시해설이 중심이었으나 본격적인 교육이 운영의 핵심이 되었다. 전시해설도 교육의 일환이긴 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본격적인 교육이란 커리큘럼을 짜서 진행하는 제도권 교육에 준하는 교육을 말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변화는 융복합을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짚풀생활사박물관의 경우 지금까지 민속학 분야라는 고정관념에 묶여 있었다. 그러나 미술 전공 교육사가 들어오면서 짚풀문화와 미술을 융복합해 프로그램을 작성하는가 하면, 생물학 전공 교육사는 생물학과 짚풀문화를 융복합해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이런 방법은 민속학에 머물러 있을 짚풀문화라는 분야를 다양하게 변신시켜 다면화하고 실용화한다는 측면에서 교육적으로 높이 평가할 수 있으며 학교교육이 좀체 하기 어려운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사립박물관은 별칭으로 특수전문박물관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지금 사립박물관이 총 200여곳이 등록되어 있다. 특수한 전문분야를 소장하고 있으므로 200여곳의 주제는 거의 동일한 것이 없다. 이들 박물관 소장품을 모두 합치면 최소한 120만점으로 추산되고, 120만점을 전부 교육 자료로 개발한다면 120만개의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학교 교육은 학생들에게 강요되는 부분이 많다.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과목과 교재를 수동적으로 수업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박물관 교육은 박물관 선택에서부터 모든 것이 자유롭다. 이런 차이가 갖는 의미는 대단히 크다. 박물관 교육은 학교 교육과 달리 자유, 흥미, 욕구, 선택 등 인간의 가장 소중한 품성들을 북돋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박물관 교육은 학교 교육과 달리 모든 것이 실물 체험 위주다. 실물의 형태, 크기, 색깔, 미학적인 특성, 용도, 기능 등을 한꺼번에 감지하고 심지어 만들어보기까지 하는 이 실물 체험의 효과는 평생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남고, 뿐만 아니라 그 기억은 여러 가지 상상력, 창의력, 나아가 진로 정보로까지 이어져 일생 귀중한 자원이 된다.

 

 진로 문제는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그들이 생활권에서 알고 있는 진로는 공무원, 의사, 교사, 변호사 등 열 손가락을 넘기가 어렵다. 이 진로 문제에서도 박물관 교육은 대단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주제가 각기 다른 전국의 200여 박물관에는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진로 정보가 쌓여 있다. 가령 카메라박물관에서는 카메라와 관련된 많은 직업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한옥박물관에서는 한옥 전문가의 희망을 품게 된다든지, 도처에 넘치게 쌓여 있는 것이 진로 정보다.현재 사립박물관 65곳이 참여해 학생 48600명을 교육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문화부의 길위의 인문학사업인데, 처음에는 이 큰 사업을 하반기 3개월 동안 어떻게 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벌써 과업이 끝나가는 박물관도 있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서두에 교육혁명이니하는 거창한 말들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이쯤 되면 그 표현들이 결코 헛된 과장이 아님을, 그리고 박물관 교육의 위력을 누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new/press.asp?mode=view&aseq=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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